최근 산림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숲을 자주 찾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러한 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숲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과 만족감은 찾는 이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곤 한다. 적당히 서늘한 바람, 오색창연한 빛깔의 나무, 향긋한 흙내음까지. 작지만 확실한 나만의 행복을 찾아 숲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편집자 주)
석탄 산업이 한창이던 1962년, 산중 탄광에서 캔 석탄을 함백역까지 운반하기 위하여 ‘운탄(運炭)’길이 만들어졌다.
운탄길은 대형 트럭이 석탄을 가득 싣고 달리던 산업용 도로였으나 1989년 석탄 합리화 정책이 시행되고 탄광들이 문을 닫으며 운탄길에는 더 이상 석탄을 실은 트럭은 달리지 않게 되었다.
운탄길은 강원도 청정산림에 어찌 보면 흉물일 수 있는 세월의 흔적이지만 산림청은 이 길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산림을 더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숲가꾸기 등을 위한 산림사업용 임도로 사용하고, 누구나 걸을 수 있는 숲길로도 이용하고 있으며 산림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국민의 숲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많은 이들의 애환이 담겨있던 운탄길은 이제 우리 모두의 산림자산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현재는 해발고가 높은 지역에 있는 특징을 살려 ‘운탄고도’로 불린다.
운탄고도는 정선군 새비재에서 시작해 영월군과 정선군의 경계를 따라 만항재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만항재에서 숲길을 따라 동쪽으로 1시간을 올라가면 함백산 정상에 다다른다.
함백산(1573m)은 오대산(1563m), 설악산(1708m), 태백산(1567m) 등과 함께 태백산맥에 속하는 높은 봉우리이다.
함백산의 서북쪽 산록에는 신라 선덕여왕 때에 자장이 건립한 것으로 알려진 정암사가 있으며 여기에는 보물 제 410호로 지정된 정암사수마노탑과 천연기념물 제73호로 지정된 정암사열목어 서식지가 있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과 우수한 산림을 바탕으로, 산림청은 지난 12월 새비재에서 만항재에 이르는 32km의 운탄고도 주변과 함백산 일대 ‘함백산 하늘숲’을 ‘휴양·복지형 국유림 명품숲’ 10개소 중 하나로 선정했다.
함백산 하늘숲의 특징은 전 구간이 해발고도 1000m 이상의 고지대로 뛰어난 경관을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다.
32km의 꽤 긴 거리이지만 경사가 심하지 않아 걷기에 큰 무리가 없고 중간 중간 볼거리가 많다는 것 역시 함백산 하늘숲의 장점이다.
함백산 하늘숲 인근에는 앞서 설명한 신라시대에 건립된 정암사와 함백산에서 내려오면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만항재쉼터가 있다.
또한 각종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하늘숲공원이 있는데 특히 이곳에서는 매년 7∼8월 ‘함백산 야생화축제’를 개최하여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더욱이 함백산은 일출 명소로도 유명한데, 만항재까지 차량으로 이동하여 1시간만 걸어 올라가면 함백산 정상에 다다를 수 있어 누구나 멋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운탄고도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약 9km의 완만한 산길을 수려한 경치를 벗삼아 따라가다 보면 우측에 하이원 호텔과 골프장이 보이고 조금 더 가다보면 하이원 스키장이 보인다.
호텔과 스키장 모두 정선군 고한읍으로 하산할 수 있는 길이 있으니 더 나아갈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 여기서 하산을 하는 것도 좋다.
스키장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도롱이 연못’이 나오는데 이곳은 과거 채광작업으로 지반이 내려앉아 자연적으로 생긴 연못이다.
그 둘레는 150m 정도이며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이곳에는 도롱뇽이 서식하고 있는데, 과거 탄광으로 일을 나가는 남편의 무사고를 기원할 때 도롱뇽을 발견하면 무사고의 징조로 알고 안심하였다고 한다.
도롱이 연못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화절령(일명 꽃꺼기재)’이 나오는데, 과거 이곳은 사람들이 땔감을 구하러 다니던 산길이었으며 봄이면 진달래가 만발하여 땔감을 구하러 온 총각들이나 산나물을 뜯으러 나온 여인들이 진달래를 꺾었다 해서 지금의 지명으로 불린다고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 이 일대에는 야생화가 만발한다. 이 화절령에서도 정선군 사북읍으로 하산할 수 있다.
나머지 코스를 마저 걸어 함백산 하늘숲을 빠져나오면 정선군 신동읍에 위치한 타임캡슐 공원을 만날 수 있다.
2001년에 개봉하여 열풍을 크게 일으켰던 영화 ‘엽기적인 그녀’에서 두 주인공이 타임캡슐을 묻는 장면을 기억한다면 이 장소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해당 장면을 촬영한 장소를 정선군이 공원으로 조성하여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객들이 소정의 비용을 내고 실제로 타임캡슐을 보관할 수 있다.
사랑하는 가족·연인·친구와 함백산 하늘숲을 즐기고 이곳에 들러 편지를 써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이다.
이번 가을이 가기 전, ‘함백산 하늘숲’에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운탄이라는 이름이 생긴 그 배경을 떠올리며 아름다운 도롱이 연못과 꽃꺼기재를 거쳐 타임캡슐 공원까지 가본다면 비록 두 다리는 조금 피곤하겠지만 그 노고를 보상받고도 남을 즐거움과 감동을 마음에 남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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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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