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산림청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숲을 자주 찾을수록 삶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러한 조사 결과가 아니더라도 숲이 주는 정서적 안정감과 만족감은 찾는 이들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곤 한다. 적당히 서늘한 바람, 오색창연한 빛깔의 나무, 향긋한 흙내음까지. 작지만 확실한 나만의 행복을 찾아 숲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편집자 주)
깊은 산골 숨겨진 아름다움
<정감록(鄭鑑錄)>에 ‘삼둔사가리’라는 글귀가 나온다. 둔이란 펑퍼짐한 산기슭을, 가리(거리)란 삼재불입지지(三災不入之地)라 하여 ‘삼재의 재앙이 들지 않는 좋은 땅’을 이르는 말로 난리·질병·기근이 침범하지 못하여 난리를 피해 숨을 만한 피난처를 뜻한다.
‘삼둔사가리’는 홍천군 내면의 살둔(생둔)·월둔·달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연가리·적가리·명지가리(곁가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중에서 산림청에서 지정한 국유림 명품숲인 아침가리숲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침가리란 아침에만 잠시 햇볕이 들어 밭을 갈 수 있을 만큼 깊은 산골에 위치하고 있어 지도에는 한자어로 조경동(朝耕洞)이라 표기되는 곳이다.
한때 화전민들이 살았지만 지금은 폐교가 된 방동초등학교와 텅 빈 마을만이 옛 흔적을 보여주고 있다.
아침가리의 물줄기는 구령덕봉(1388m) 기슭에서 발원하여 20km를 흘러 방태천으로 흐르며 상류는 월둔·명지거리·방동약수를 잇는 도로와 연접해 있는데, 하류로 갈수록 한적하며 원시림을 느끼게 하는 골짜기를 품고 있다.
아침가리숲에는 약 30년 전에 군사작전도로 사용되었다가 울창한 원시림으로 변한 숲속 터널을 만날 수 있다. 이 터널은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모두 간직하고 있다.
따뜻한 봄햇살을 받아 겨우내 앙상했던 나뭇가지에 푸르른 나뭇잎이 모두 피어나고, 더운 여름 숲길 옆에 끊임없이 이어져 보기만 해도 시원한 계곡물, 빨간 물감을 뿌려놓은 듯 한 단풍, 하얀 눈이 내려앉은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사람의 손때가 거의 묻지 않은 아침가리 명품숲에는 신갈나무림과 소나무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어 가을철 푸르른 소나무와 가을 단풍이 핀 신갈나무의 조화는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이뿐만 아니라 봄철 노루 발굽을 닮은 노루발과 꽃이 피기 전 꽃봉오리가 달린 모습이 좁쌀을 뿌려놓은 것 같은 참좁쌀풀 등 수많은 종류의 야생화가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숲길 옆 많은 물과 맑은 계곡에는 열목어, 수달(천연기념물 제330호), 족제비, 하늘다람쥐(천연기념물 제328호) 등 희귀동물들이 살고 있으며, 또한 우리나라 희귀·특산식물인 금강애기나리, 연영초, 참배암차즈기 등 1320여 종의 식생이 자생하고 있다.
산림청은 아침가리 명품숲이 속해있는 백두대간의 아름다움을 국민들에게 더 나은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 양구군 해안면 후리부터 인제군 대암산 심적골, 홍천군 내면 광원리까지 연결되는 인제구간(113km)과 홍천군 내면지역 일대에 홍천구간(38km) 등 백두대간 트레일을 2012∼2013년에 걸쳐 조성하였다.
백두대간 트레일은 인제 6구간, 홍천 4구간으로 조성되어 있다.
평화의 소중함을 체험할 수 있는 인제 1구간, 목재 문화재 복원용 소나무림을 만날 수 있는 인제 2구간, 고랭지 채소밭이 아름답게 펼쳐진 홍천 2구간 등 각각 구간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어, 테마가 있는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함께 지켜나가는 우리의 숲
희귀 동·식물의 서식지와 아름다운 숲과 계곡을 우리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에게 온전히 전해주기 위해서는 우리의 작은 행동 하나가 숲에는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산행 중 무심코 버린 쓰레기, 아름답게 핀 꽃과 보기 좋은 나무들을 꺾는 행위 등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행동들이 숲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며, 그 결과는 우리의 후대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숲을 나의 것 더 나아가 국민 모두의 것으로 생각하고 아껴준다면 숲은 아낌없이 모든 것을 우리에게 베풀어 줄 것이다.
산림청에서는 아침가리 명품숲을 보존하기 위해 일부 지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일부 산간계곡에는 자연휴식년제를 실시하고 있다.
또 백두대간트레일 일부구간의 탐방객들을 1일 100명으로 제한하여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부지방산림청 관내 아침가리숲 이외에도 야생화 천국인 곰배령, 자작나무하면 생각나는 인제 자작나무 숲 등 총 9개소의 명품숲이 있다.
명품숲에서 국민들이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다.
깊은 산골에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아침가리 명품숲’을 국민 모두가 보고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숲을 더욱 아껴주고 지켜서 아침가리의 아름다움이 오래도록 지속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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